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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5. 25. 12:30 카테고리 없음

..붉은 우산 아래에서..

햇살이 반짝이는 오후였다.

테라스 끝자리에 앉아 커피를 한손에 들고, 습관처럼 휴대폰을 꺼내들었다가 문득 손을 멈췄다. 무언가 나를 위로 이끄는 힘이 있었다. 고개를 천천히 들어 올렸을 때, 내 위로 펼쳐진 세상은 한 폭의 그림이었다.

붉은 파라솔이 만든 그늘 너머로 초록의 향연이 펼쳐져 있었다. 연두빛 새잎과 짙은 녹색 잎사귀들이 저마다의 빛깔로 햇살을 머금고 있었고, 나뭇가지 사이사이로 부서지는 빛은 눈부시면서도 따스했다. 그 배경에는 더없이 맑고 푸른 봄 하늘이 무한히 펼쳐져 있었다.

이토록 단순한 조화가 마음을 이렇게나 평온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바쁘게 달려온 지난 날들이 잠시 멈춘 듯한 느낌. 아무도 재촉하지 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 그저 살아 있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하다는 고요한 확신이 밀려왔다.

붉은 파라솔 아래 이 작은 공간이 나만의 섬 같았다. 바깥세상의 소음으로부터 나를 지켜주는 안전한 울타리. 그 안에서 나는 온전히 나였다. 누군가의 아들도, 누군가의 동료도 아닌, 그냥 이 순간을 느끼는 한 사람으로서.

바람이 잎사귀를 스치는 소리가 들렸다. 멀리서 새소리도. 나는 숨을 깊이 들이쉬었다. 잎사귀들도 나와 함께 호흡하는 것 같았고, 바람은 아무 말 없이 등을 토닥여주는 듯했다.

문득 핸드폰을 꺼내 하늘을 찍었다. 사진으로는 담을 수 없는 것들이 훨씬 많다는 걸 알면서도. 이 따스한 공기, 나뭇잎의 속삭임, 그리고 무엇보다 이 평온함까지는 담을 수 없으니까. 그래도 찍었다. 언젠가 이런 순간들을 잊을 때, 다시 기억하고 싶어서.

사람들은 늘 위를 보라고 말하지만, 그 말의 진짜 의미를 나는 이제야 알 것 같았다. 희망은 멀리 있지 않았다. 파란 하늘과 녹음 사이를 가르며 퍼지는 봄날의 빛, 그리고 그것을 발견한 내 시선 속에 있었다.

커피가 식어가고 있었지만 서두르지 않았다. 어쩌면 우리는 늘 너무 많은 것을 갈망하며 사는지도 모른다. 화려한 무언가가 아니더라도, 이처럼 가만히 하늘을 올려다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음을 때로는 잊고 지낸다.

오늘 마주한 봄날의 하늘은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잠시 멈춰 서라는 자연의 작은 속삭임이었다. '괜찮다, 잠시 쉬어가도 된다'고, 그렇게 따스하게 말을 건네는 듯했다.

그날 이후 나는 종종 하늘을 올려다본다. 그때 그 기분을 잊지 않기 위해. 그리고 오늘도, 내 안의 봄이 여전히 살아 있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봄이 이렇게 찾아오는구나. 화려한 꽃으로도, 요란한 새소리로도 아니고, 그냥 이렇게 조용히, 붉은 우산 아래 한 조각 하늘로.

posted by 우리의호푸
2025. 5. 25. 11:45 카테고리 없음

..물에 비친 하늘, 농부의 마음..

고요한 논에 물이 가득 찼다. 어린 벼 모들이 질서정연하게 줄을 맞춰 서 있다. 물결 위에 비친 하늘은 또 다른 세상을 품고 있다. 이것은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한 농부의 마음을 비추는 거울이다.

이른 아침, 해가 뜨기 전부터 허리를 굽혀 모를 심는 농부의 손끝에는 수천 년 이어온 우리 민족의 역사가 담겨 있다. 단지 벼를 심은 것이 아니라, 하나하나 '잘 자라라'는 마음을 함께 묻은 것이다. 물기를 머금은 진흙을 밟을 때마다 발끝으로 느껴지는 대지의 숨결, 그 속에서 농부는 자신의 존재 이유를 찾는다.

모내기를 마친 지금, 농부의 마음은 잠시 숨을 고른다. 허리는 아프고 손은 거칠어졌지만, 논을 바라보는 눈빛엔 안도와 뿌듯함이 담겨 있다. 마치 잘 그린 그림을 완성한 화가처럼, 혹은 정성껏 빚은 도자기를 가마에서 꺼낸 도공처럼, 자신의 노동이 만들어낸 결과물에 대한 자부심이 가슴을 채운다. 오늘 하루가 헛되지 않았다는 것, 이 작은 논에 한 해의 희망을 심었다는 사실이 그를 미소 짓게 한다.

그러나 농부의 마음은 단지 끝났다는 후련함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그 시선은 이미 논둑 너머, 다가올 계절을 향하고 있다. 어린 모종들이 따사로운 초여름의 햇살과 생명수 같은 단비를 맞으며 논바닥 깊숙이 뿌리를 내리고, 쑥쑥 자라나 푸른 융단을 이루고, 마침내 황금빛으로 고개 숙일 가을 들녘을 그리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상상을 넘어, 한 해 농사의 결실에 대한 간절한 소망이자, 생명을 키워내는 일에 대한 경건한 기대감이다.

"올해는 어떤 해가 될까."

농부의 마음속에는 항상 이런 물음표가 자리하고 있다. 변화무쌍한 날씨, 예고 없이 찾아오는 태풍이나 병충해 등 수많은 변수들이 수확의 기쁨에 이르기까지 도사리고 있음을 농부는 경험으로 알고 있다. 봄의 차가운 비가 지나가고, 여름의 폭염이 찾아오고, 가을의 태풍이 휩쓸고 지나갈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감내하고 또 감내해온 것이 농부의 삶이다.

이 걱정은 절망이 아닌, 더욱 세심히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게 하고, 한순간도 방심하지 않게 하는 동기가 된다. 불확실성 속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해나가는 그들의 담대함은 어쩌면 우리 모두가 배워야 할 지혜일지 모른다.

산자락 아래 펼쳐진 논은 마치 한 폭의 동양화처럼 아름답다. 하늘과 땅 사이에서 농부는 자연의 일부가 되어 살아간다.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이 땅에서, 또 다른 세대를 위해 씨앗을 심고 가꾸는 일. 그것은 단순한 직업이 아니라 생명을 이어가는 성스러운 의식이다.

이제 남은 일은 자연에 맡기는 것이다. 비가 내려주고, 해가 비춰주고, 땅이 영양을 보태주기를 기도한다. 하루하루 논을 살피고 잡초를 뽑으며, 농부는 묵묵히 벼의 자람을 지켜볼 것이다. 그것이 자연을 믿는 사람의 자세이고, 또 책임이다.

모내기를 마친 논은 말이 없다. 그러나 그 침묵 속엔 농부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정성으로 시작해, 자연에 맡기고, 수확을 꿈꾸는 마음. 그 마음이 벼와 함께 자라고 있다. 물에 비친 어린 모종들이 바람에 살랑이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농부의 마음도 그렇게 일렁이고 있을 것이다. 희망과 불안 사이, 기대와 현실 사이, 과거와 미래 사이에서.

모내기를 마친 농부의 마음은 그래서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렵다. 안도와 만족, 희망과 기대, 약간의 근심과 그것을 이겨내는 굳건한 의지가 아름다운 모자이크처럼 어우러져 있다. 물에 비친 하늘처럼, 농부의 마음도 깊고 넓다. 그 마음에 담긴 이야기가 우리의 식탁에 오를 때, 우리는 비로소 밥 한 그릇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농부는 오늘도 이 작은 생명들에게 말을 건넨다.

"잘 자라거라. 가을에는 황금빛으로 물들어 우리 모두를 기쁘게 해다오."

posted by 우리의호푸
2009. 9. 28. 00:32 부동산

금융위기 이후, 세계 시장에 찬바람이 불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의 오피스시장은 상당한 호각세를 나타냈다.

다국적 부동산 회사인 세빌스가 발간한 투자 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 서울 오피스 거래량이 16억 3천8백만 달러로 조사됐다.

이것은 세계 4위의 규모이다.

참고로, 작년 같은 경우는 22억1천만 달러로 세계 11위였다.




전체적으로 세계 순위를 보면,
 
도쿄가 65억 8천6백만 달러로 1위를 기록했고,

런던이 36억 달러로 2위, 파리가 17억 2천만 달러로 3위, 서울이 4위,

그 다음을 뉴욕, 모스크바, 상하이, 뮌헨, 마드리드가 이었다.

실질적으로 환율을 감안하더라도
서울의 오피스 거래 규모는 작년보다 실질적으로 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같은 기간에 도쿄는 51% 떨어졌고, 상하이는 15% 떨어졌다.


그렇다면 서울은 투자 잠재력이 있는 시장인가?

공실률이 작다라고 하는 것은
전체적으로 금융위기의 영향을 덜 받았다고 할 수 있고,

시장에 있어서도 전체적인 경제규모와 더불어서 거래관계가 잘 이루어졌기 때문에
공실률이 그만큼 크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징적인 것은 서울을 중심으로 강남과 강북 시장을 볼수있는데

강남보다 강북시장이 수익성이 좋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공실률 역시 그만큼 작게 나타나 있다.


그렇다면 그 중 몇 개 지역을 추천해 주신다면요?

우리가 일반적으로 오피스시장하면 대표적으로 '테헤란로'를 생각할텐데

사실 테헤란로는 투자자입장에서는 좋은 투자처가 못 된다.

왜냐하면, 투입해야하는 투자금액이 많기 때문에
수익률은 그만큼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 불황이 닥쳤을 때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곳이 테헤란로 같은 지역이다.

최근에 보면 4% 이상의 공실률을 기록하고 있는데
이곳에 있던 사무실들이 최근 성수동 쪽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과
흐름을 같이 하고 있다.

또 이곳은 벤처기업들이 많이 점하고 있던 곳이었는데
최근 벤처기업들은 구로쪽으로 이동하고 있고 
안양까지 나가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불경기에 직면하면 임대료가 저렴한 외곽지역으로 나가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불황시대의 오피스시장은
오히려 외곽지역의 투자수익률이 높게 나타난다.


오피스 투자 팁!

오피스는 말그대로 투자상품이고 수익형 상품이다.
수익성이 높은 쪽으로 가야한다.

투자대비 수익률이 어떤가를 따져보기 위해서 두 가지를 체크하자.

'임대수요가 얼마나 많이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게다가 '교통이나 접근성'이 얼마나 좋은지 파악해야 한다.

posted by 우리의호푸
2009. 9. 13. 13:20 부동산

지금의 분위기는?

최근의 전세시장은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숫자로 말하는 것이 이해하기 쉬울 텐데, 강남의 3.3제곱미터당 전세가격이 1천만 원을 넘어섰다. 전세가격이 말이다.



작년 같은 경우는 잠실에서 재건축 단지들의 대규모 입주가 시작되면서 '역전세난'을 겪기도 했었다. 지금과 반대의 양상이었다는 말이다. 33평형의 아파트 전세가격이 1억 초반에서 2억 원대 사이에 거래가 되기도 했었다. 불과 채 1년도 지나지 않아서 분위기가 급반전한 것이다.

부동산 주택 쪽에서 실수요는 2가지가 있다. 매매 실수요와 전세 실수요가 그것이다. 하지만 실제 매매 쪽에서는 실수요와 투기수요를 구분해내기가 쉽지 않다. 반면 전세는 100% 실수요라고 볼 수 있다. 주택가격이 오르면 안사면 그만이지만, 전세값을 치르지 못하면 거리에 나앉을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전세난이 초래된 이유는?

전세가격이 오른다는 것은 결국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맞지 않는다는 얘기이다. 실제 아파트 입주물량 혹은 인허가물량은 최근 해마다 30% 정도씩 감소해왔다. 게다가 수요는 기존의 전세수요에 더불어 서울 전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재개발, 뉴타운 사업들의 영향으로 이주수요가 발생하게 되었다. 공급은 줄어들고 수요는 늘어났으니 가격이 급등하는 것은 불가피한 현상이다.



문제는 '과연 이것이 지속될 것이냐?' 하는 것이다. 주택인허가가 나면 빨라야 2년에서 3년 정도 후에 정상적인 입주가 된다. 재작년부터 올해까지 계속해서 인허가 물량이 줄었기 때문에 일단 향후 2년 후 정도까지는 전세난이 예상된다고 조심스럽게 말할 수 있겠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가?

지금의 전세난에 대처하는 방법으로 여러 가지 전략들이 제시되고 있다. 예를 들어 아파트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전세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연립주택이나 다세대주택으로 눈을 돌리라는 조언도 나오고 있고, 또는 교통여건이 허락한다면 굳이 가격경쟁이 치열한 서울을 벗어나 서울 인근의 수도권 물량을 찾아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하지만 이사를 한다는 자체가 결코 쉽게 결정내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자녀의 학교 문제도 해당이 될 테고 그동안 그 지역에서 활동하면서 쌓아놓은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하는 상황에 맞닥뜨리기 때문이다.

다행히 요즘은 저금리시대이다. 시중은행의 '3년 만기 정기 예금' 금리가 4%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다시 말해 집주인들도 전세금을 올린다고 해서 이자소득이 크지 않다는 말이다. 상황을 가정해 보자. 1억의 전세금을 1억 2천으로 올려달라고 했다면, 인상된 2천만 원에 대한 이자소득을 계산해봐야 하는데, 4%를 기준으로 연 80만원 정도라는 계산이다. 한달로 치면 6~7만원 정도의 추가소득이 예상되는 정도에 그치는 것이다. 이 정도라면 굳이 이사를 고려할 것이 아니라 조금만 꾹 참고 집주인의 요구에 응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물론 2천만 원의 목돈마련이 부담이 될 것이니, 전세와 월세를 병행해 월세를 추가부담(앞선 예에서 본다면 월 6~7만원)하면 고민을 해결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이사라는 것이 단순히 평형을 줄이거나 서울 외곽으로 나간다는 것에 더해 중개수수료를 포함한 이사비용을 생각해야하기 때문이다. 집주인의 입장에서도 새로운 임차인을 찾는다는 부담이 있기 때문에 잘 협의한다면 월세부분에서도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posted by 우리의호푸
2009. 9. 13. 02:12 여행/해외

맞습니다. 베네치아는 교통수단이 배입니다. 베네치아 싼타 루치아역에서 내려 출구로 나오면 바로 수로를 만납니다. 그것이 베네치아의 첫인상이었습니다. 베네치아는 축제의 현장같이 시끌벅적했고 아름다웠고 낭만적이었습니다. 여기는 지하철도 없고 오로지 배가 이동수단입니다. 버스가 곧 배입니다. 1일 교통권을 구입해 버스를 타고 구경을 시작했습니다. 유람선을 타고 관광을 하듯 도시의 건물 하나하나를 관찰합니다. 로마에서 보았던, 밀라노에서 보았던 양식의 건물들이 이번엔 물위에 나란히 붙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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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베네치아에도 광장이 있습니다. 싼 마르코 광장에는 싼 마르코 성당이 붙어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종루에 올라가 보았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에 오르니 베네치아 시내 전체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멀리 리도섬과 몇몇 섬들도 보입니다. 바람이 참 시원합니다. 이탈리아의 기후는 햇빛은 쨍쨍 모래알은 반짝하지만 우리나라처럼 습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그늘에 가만히 앉아있으면 괜찮은데 종루에서는 그늘인데다가 바람까지 불어주니 에어컨이 따로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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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도섬은 매년 열리는 베니스 국제영화제의 무대로 유명하다. 최초의 국제 영화제이며 예술영화를 지향하는 베니스 국제영화제는 올해로 66회째를 맞았다.

posted by 우리의호푸
2009. 9. 13. 01:59 여행/해외

분명 이탈리아는 소매치기를 조심해야하는 곳입니다. 특히 관광객이 붐비는 곳은 더더욱 그렇습니다. 집시들, 흑인들이 언제나 호시탐탐 빈틈을 노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안전합니다. 다시 말해 빈틈을 보이지 않는다면 그들은 입맛만 다실 뿐입니다. 해치지는 않습니다. 다만 우리가 어설프게 보인다면 적당한 표적이 될 수 있겠죠.



실제로 저는 첫 방문도시였던 밀라노에서 이번 여행의 큰 교훈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밀라노 두오모 광장으로 올라가는 지하철 출입구에서 웬 흑인이 다가와 반갑다며 웃으며 인사하고 행운을 가져다주는 실이라며 공짜니까 한번 해보라는 말에 기꺼이 손목을 내주었습니다. 그와 다정히 이야기하고(어디서 왔냐? 나 거기 안다. 반갑다. 등등) 가려는데 색실을 내 손목에 묶은 뒤 그의 태도는 180도 달라집니다. 돈을 달라는 겁니다. 1유로면 1800원이 조금 넘습니다. 웃지도 않습니다. 얼굴은 까만데 눈은 부리부리합니다. 사람으로 안 보이는군요. 하지만 용기를 내어봅니다. “네가 공짜라고 하지 않았냐? 나 돈 못준다!” 씨알도 안 먹힙니다. 계속 들러붙습니다. ‘그래, 색실 찼으니까 1유로 주고 말자.’ 근데 생각해보니 제가 잔돈이 없습니다. 큰돈 꺼내면 일이 커질 것 같아 옆에 양팀장님께 갑니다. 양팀장님도 흑인 하나가 붙어있지만 뿌리치신 상태였습니다. “팀장님, 잔돈 있나요?” 근데 팀장님이 꺼내신 돈을 본 흑인들은 눈이 뒤집힙니다. 결국 10유로 주고 나서야 사라집니다.

밀라노의 첫인상은 안 좋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패션의 도시, 금융의 도시, 경제중심지 밀라노라지만 저한테는 달랐습니다. 시골에 떠돌던 ‘서울에서는 눈 감으면 코 베어간다’는 무시무시한 전설이 생각났습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교훈을 다시 한 번 몸으로 느끼고 머리에 새겼습니다. 이 일은 14일 동안 유럽을 돌아다니면서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posted by 우리의호푸
2009. 9. 13. 01:55 여행/해외

첫인상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을 합니다. 남녀가 만나 3초면 호감도가 결정된다고 할 정도로 첫인상이 주는 느낌은 강렬하고 결정적입니다. 다빈치 공항으로 더 유명한 피우미치노 공항에 내린 시간이 밤 11시가 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공항에서 35km 떨어진 로마 시내로 진입하는 길은 무척이나 짧게 느껴졌습니다.

로마 시내로 입성하는 순간! 까지는 별 감흥이 없습니다. ‘이제 도착했구나! 빨리 가서 쉬어야지~’하는 마음이 앞섰는데 잠시 후 눈이 휘둥그레지고 입이 떡 벌어집니다. 곳곳에 유적지들이 그대로 서서 방문객들을 맞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콜로세움, 포로 로마노, 베네치아 광장을 거쳐 숙소까지 오는 길은 박물관 그 자체입니다. 마치 박물관을 사파리 버스를 타고 둘러보는 느낌. 이것이 로마의 첫인상이었습니다.

로마는 수천년 전의 흔적을 그대로 안고 있었습니다. 워낙 유적지가 많아서 근대화 시기에 흙으로 덮고 그 위에 건물을 지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지금도 땅을 파면 파는 족족 유물이 나오고 유적지가 발굴된다고 합니다.



그 바람에 지하철을 개통하기도 어렵습니다. 매년 수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는 로마이지만 지하철은 단 2개의 노선뿐입니다. 현재 3호선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유적의 발견으로 설계가 변경되고 역의 위치가 변경되는 일이 허다해 언제 끝날지 장담할 수 없다고 합니다.

지하철이 9호선까지 개통된 서울과 분명하게 차이가 나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로마는 오히려 우리나라의 경주와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posted by 우리의호푸
2009. 9. 13. 01:45 여행/해외

이탈리아는 대한민국과 마찬가지로 반도의 나라입니다. 마치 장화처럼 생긴 나라이지요.
길쭉하게 생긴 탓에 남부와 북부를 관통하기 위해서는 나름대로 긴 여행이 되어버립니다.
이런 여건 탓인지 나름대로 철도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고
또 그 한 가운데 있는 로마는 모든 철도의 관문 역할을 하게 됩니다.
서울 역시 남과 북으로 갈라져 있는 지금은 상대적으로 북쪽에 치우친 모양새이지만
한반도 전체를 놓고 보았을 때 로마와 그 위치가 비슷하며
역시 남과 북을 잇는 관문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한 나라의 수도가 된 데에는 다 이런 이유가 있어서였겠지요.




















그런데 2009년에는 이런 지도도 소개됩니다. 바로 지금의 대한민국을 그린 지도라고 하네요.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 한국인이 옥션에 '신대한민국 전도'라는 이름으로 이 지도를 올렸다고 합니다. 서울만이 그려져 있는 대한민국의 모습.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직관적인 그림입니다.

2009년 부동산 시장의 움직임 또한 '신대한민국 전도'를 벗어나지 않습니다.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는 대한민국의 부동산시장, 정부에서 LTV와 DTI의 규제 카드를 꺼내들게 만든 그 시장의 흐름은 전국적인 것이 아니라 서울에서의 양상입니다. 결국 서울이 대한민국을 대표한 셈이지요.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져버렸군요.

아무튼 이탈리아와 대한민국은 모두 반도로 이루어져 있고 모양이 유사하며 수도의 위치 또한 비슷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posted by 우리의호푸
2009. 9. 13. 01:24 여행/해외

2009년 8월 22일부터 시작된 저의 여정은 만으로 14일 만에 끝이 났습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었기에 시원하고도 섭섭했습니다. 지금부터 그 이야기를 조금 해볼까 합니다.



posted by 우리의호푸
2009. 9. 6. 01:09 여행/해외


2009년 8월 22일, 나는 8년만에 우리나라를 떠났다.

처음으로 유럽이라는 곳에 가보게 되었다.
역사가 살아숨쉰다는 그곳을 직접 내 눈으로 확인해 볼 기회가 주어졌다.

그것도 2주라는 긴 시간동안 말이다.
하지만 무리하지 않고 이탈리아와 프랑스, 두 나라만 다녀오기로 했다.

이제부터 나의 여행기가 시작될 것이다.
대단하진 않겠지만 내가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기록할 것이다.
훗날 내가 다시 그곳에 가게 된다면 분명 유용한 자료가 될 것이다.

posted by 우리의호푸